소개
오늘 소개해드릴 책은 요한 하리의 "도둑맞은 집중력"입니다. 처음 부분에서 이 책은 우리의 집중력이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를 알려주면서 시작합니다. 학생들의 경우 평균 1분 정도마다 일을 전환하고, 이들이 어느 하나에 집중하는 시간은 평균 19초라고 합니다. 이게 아직 어려서 그렇다고 하기에는 성인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사무실에서 일하는 성인이 평균적으로 한 가지 일을 얼마나 오래 붙들고 있는지 관찰을 해봤더니 평균 3분입니다. 19초와 3분은 차이가 큰 것 같지만, 한 가지 일을 완수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라는 면에서 그렇게 큰 차이라고 할 수 없죠.
스마트폰이 끼치는 영향
이렇게 우리의 집중력을 방해하는 가장 큰 요인 중 하나가 스마트폰입니다. 평균적으로 미국인들의 경우에 하루에 스마트폰을 쓰는 시간은 3시간 15분입니다. 자는 시간 8시간을 빼면 하루 16시간 중에 5분의 1 가까이를 스마트폰을 쓰면서 보내는 거예요. 문자와 이메일이 직원들의 업무 효율을 얼마나 떨어뜨리는지 알아보는 실험이 진행되었는데, 문자와 이메일을 받아서 집중력이 분산된 후에 IQ를 재어보니 평균 10 정도가 떨어졌다고 합니다. 또 비슷한 실험이 있었습니다.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이에요. 시험을 보면서 문자를 확인할 수 있게 한 그룹이 있었고, 핸드폰을 보지 못하게 하고 시험을 치르게 하는 그룹과의 평균 점수를 비교했거든요. 그랬더니 문자와 이메일을 확인한 그룹의 평균 점수가 20~30% 정도 하락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스마트폰을 지니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자신의 능력의 20~30%를 갉아먹는 셈인 거죠.
현대사회에서는 여러 가지를 한꺼번에 해야 하기 때문에 스스로에게 나는 멀티태스킹 능력이 있다고 생각을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인간의 눈은 그렇게 시스템 되어있지 않다고 합니다. 멀티태스킹처럼 보이지만 빠르게 생각을 전환하는 것뿐이고요. 실제로는 한 번에 하나의 일을 두뇌에서 처리한다는 것이죠. 이 두뇌가 일을 처리하고 있을 때 다른 일이 들어오면 몰입이 깨지고, 다시 집중하기 위한 에너지와 시간이 들면서 비효율적으로 될 수밖에 없습니다. 몰입 상태에 있다가 깨지고 다시 몰입 상태로 돌아가기까지 평균 23분이 걸린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스마트폰을 3시간 사용했다면 다시 일에 집중하는 데 걸린 시간은 그 이상이라는 거예요.
요한 하리는 몰입을 못하게 된 환경, 잠을 못 자고 긴 소설을 읽지 못하게 된 지금 우리의 모습을 진단합니다. 소설을 잘 읽는 사람은 보통 공감 능력이 다른 사람보다 뛰어나다라는 연구 결과가 있는데요. 긴 소설을 읽지 못한다는 것은 그만큼 다른 사람에 대한 공감 능력이 없어졌다는 뜻이 되는 겁니다.
근본 원인은?
책은 중반 이후부터 재미있는 이야기를 풀기 시작합니다. 인간이 이렇게 된 것이 무엇 때문이냐는 것이죠. 그 해답은 한마디로 자본주의에 있습니다. 기업들은 사람의 집중력을 뺏어와야 돈을 버는 구조이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스마트폰이나 인터넷 속에서 시간을 보내게 할까를 연구합니다. 집중력 파괴가 이들의 목적은 아닐지라도 결과적으로 이러한 결과를 낳는다는 겁니다.
또, 알고리즘을 통해 사람들의 관심사를 파악하고 비슷한 콘텐츠를 추천하는 식으로 빅테크 기업들은 사람들의 시간을 붙잡습니다. 그런데 인간의 본성상 긍정성보다는 부정성에 더 많은 시선을 빼앗긴다는 거예요. 그러니 알고리즘은 자신이 추천하는 것이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사람들이 더욱더 많은 시간을 내어 바칠 피드를 수치만 가지고 추천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그것이 차별, 혐오 폄훼 같은 부정적 가치와 연결이 되는 경우가 많다는 겁니다. 그것이 인터넷상에 부정적인 피드가 넘치는 이유입니다. 이 부분에서 작가는 과감하게 얘기합니다. 피드 위에 가능한 우리를 붙잡아두기 위해 최첨단 기술을 가지고 애쓰는 기업들이 여전히 멀쩡하게 기능하는 한, 우리가 집중력을 찾기 위해 개인적으로 벌이는 노력은 부질없다는 거예요.
해결 방안
해결은 개인적인 변화가 아니라 결국 시스템적인 변화에 있습니다. 페이스북은 알고리즘이 사회에 끼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팀을 조직해서 연구를 한 적이 있습니다. 연구 결과는 사회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왔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반성장 전략, 그러니까 페이스북의 규모를 줄이는 방법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당연히 페이스북은 이 결과를 무시하고, 이 팀을 해체시켜버립니다. 그것이 나중에 언론에 제보가 되어서 그나마 이렇게 알려졌다고 합니다.
기업들은 이처럼 스스로 자정작용을 하지 못합니다. 작가는 사회적 시스템을 마련해서 이런 악순환의 연결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합니다. 온라인에 쉽게 노출되고 있는 어린아이들의 ADHD가 최근 많이 늘어난 것만 보아도 아이들이 더 쉽게 희생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이 책의 마지막에는 작가 자신이 실천하고 있는 집중력 저하를 막는 다양한 방법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집중력 저하를 막는 다양한 방법
1. 업무를 전환할 때는 강제적으로 계획성을 만들어 전환 할 것.
2. 스스로의 집중력 저하에 대해 자책하지 말 것.
3. 소셜미디어를 멀리하는 기간을 설정해서 지킬 것.
4. 망상이나 수면, 어린이의 놀이에 대해 관대한 자세를 가지고 충분히 즐기게 할 것.
하지만 이런 노력들이 근본 해결책이 될 순 없고, 그저 조금 집중력이 좋아지도록 할 뿐이라고 합니다.
결론
작가의 진단에 따르면 우리를 이런 상황으로 몰아넣고 있는 정말로 근본적인 원인은 바로 '경제성장'이라는 믿음입니다.
경제는 성장해야 하는 것이고 그러니 작년보다는 올해의 경제 규모는 더 커져야 합니다. 이것이 우리의 집중력을 앗아가고 이상 기온을 일으키며 지구와 인간을 망치는 원인인 겁니다.
그래서 이 경제성장이라는 믿음에 의심을 가지고 빠른 삶보다는 더 좋은 삶을 위해 노력하자는 것이 작가의 주장입니다.
지금 당신의 집중력은 괜찮으신가요?
각종 릴스와 쇼츠, 타임라인과 톡에 중독된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독서는 바로 이 책이 아닐까 생각합니다.